얼마 전 경복궁 나들이를 갔다가 그 옆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는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내용이 다양하고 그 수준도 상당히 높아서 깜짝 놀랐습니다(관람료가 무료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방문한 것인데, 정작 누구보다 저한테 많은 공부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여 관람해 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다양한 사료를 전시하고 있어, 전시공간을 관람하면서 그동안 교과서나 역사책 등을 통해 보거나 흐릿하게 알고 있던 우리나라 역사를 좀 더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관람정보
# 2층
국립고궁박물관 정면 계단을 통해 입구로 들어가면 2층으로 연결되는데, 2층에는 '조선의 국왕', '조선의 궁궐', '왕실의 생활' 전시 공간이 있습니다.
조선의 국왕
조선 왕조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에서 국왕은 ‘하늘의 명을 받은 초월적 존재’로 정의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국왕은 즉위부터 사후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징물 속에 둘러싸여 의례를 행하면서 지존의 권위와 위엄을 표현하고 통치의 정통성을 확보하였다고 합니다. 국왕이 행정과 각종 의례를 위해 사용한 어보(御寶) 및 왕이 자리한 곳에 항상 펼쳐진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등 국왕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잘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물을 보면서 조선시대 왕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고, 조선 왕들의 삶의 무게가 상당하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도 참 녹록치 않았겠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선의 성군 정조는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여 경기도 화성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 현륭원을 참배하였습니다. 당시 정조는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행차를 통해 왕권을 견고히 하고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하였다고 합니다.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병풍에는 행렬의 대열과 순서가 매우 상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오래 전 그려진 것임에도 색감이 매우 선명하고 역사 기록을 넘어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의 궁궐
조선 궁궐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많은 자료와 설명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으로, 전시물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조선시대 궁궐의 상황과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왕실의 생활
조선 시대 궁중에서 사용하였던 물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조선 왕실의 품격 있는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국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들을 위해 만든 의복과 음식, 각종 기물 등은 당대 최고의 장인에 의해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사치를 금하고 국왕이 몸소 검약한 생활을 실천했기 때문에 궁중의 생활 물품에는 눈을 사로잡는 화려함보다는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 1층
국립고궁박물관 1층에서는 '대한제국', '어차'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대한제국
고종은 대내외에 독립 국가로서의 위상을 알리고 대제국의 건설을 이룩하기 위하여, 1897년 연호(年號)를 ‘광무(光武)’, 국호(國號)를 ‘대한(大韓)’이라 정하고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여 대한제국을 선포하였는데, 대한제국 선포를 전후하여 정치 · 외교 · 경제 · 사회 · 문화 등 전면에서 근대화를 위한 노력으로 국가 차원에서 일본 · 미국 · 유럽을 통해 전기 · 철도 · 우편 등의 신기술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고 합니다. 대한제국 전시공간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차
고종은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국호를 ‘대한제국’이라 정하고, 황제즉위식을 거행하였는데,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사회 전반에서 근대화 작업이 이뤄졌고, 미국 · 유럽 · 일본을 통해 신기술과 문화가 유입되었습니다. 대한제국 황실 가족의 생활도 근대적으로 변화하였으며, 전통적 이동 수단 대신 자동차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는 1910년대에 사용되었던 황제와 황후의 어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 지하 1층
지하 1층에는 궁중서화, 왕실의례, 과학문화, 고궁배움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궁중서화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궁중회화가 국가 통치에 활용되었는데, 궁중회화는 창조적 예술성보다는 사실성·기록성·상징성·장식성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조선은 유교 정치에 입각한 문화적인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학문을 숭상하고 배움을 글로 풀어내고자 하였는데, 왕이나 종친은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글짓기와 서예를 수련하였으며 서화의 제작과 감상을 통해 인격을 수양하였다고 합니다.
왕실의례
유교를 통치 철학으로 한 조선은 ‘예(禮)’를 기초로 사회질서를 지키면서 백성과 즐겁게 화합하고자 하였는데, 국왕은 길례(吉禮), 흉례(凶禮), 군례(軍禮), 빈례(賓禮), 가례(嘉禮) 5가지로 예제를 정비해 왕실의 정치적 권위와 정통성을 확립하였고, 더불어 일생 동안 단계에 맞는 예를 행하고 효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백성들의 모범이 되었다고 합니다.
과학문화
조선시대에 과학은 통치자의 정당성을 보이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수단이었는데, 국왕은 부국강병과 민생안정을 위해 천문, 농업, 의학, 무기제조 등 과학기술 연구에 힘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천문학(天文學)은 제왕의 학문으로 여겨졌는데, 하늘의 여러 현상을 살펴 절기와 시간을 알려주는 천문학을 통해 백성들이 때에 맞춰 농사를 짓고 생업에 힘쓰게 했으며 국왕의 통치가 하늘의 뜻에 따른 것임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조선 건국 초기부터 국왕은 중국 천문 과학기구와 역법(曆法)을 연구하고 이를 조선 실정에 맞추어 쓸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앙부일구나 자격루 같은 조선만의 독창적인 기구들이 만들어지는 등 높은 과학적 성취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고궁배움터, 어린이 체험공간
지하 1층에 위치한 고궁배움터에는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시설, 책 등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 편의시설
쉼뜰마루, 고궁 영상 휴게공간
벽면에 설치된 TV와 스크린에서 나오는 고궁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랑, 기념품 가게
국립고궁박물관 내 기념품 가게인 '사랑'에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예쁜 디자인의 기념품이 많아 그 자체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면 이 가게도 꼭 방문하실 것을 권합니다.
#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다른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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