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 학고재에서 배우 하정우의 개인전(무료, 전시기간 : 2024. 10. 16. ~ 11. 16.)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하정우의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은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로, "가족 외의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정우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하정우 배우의 14번째 개인전으로, 페르시아 카펫과 가면, 탈, 도자기 그림 등 새로운 소재들로 올해(2024년) 제작한 회화 35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하정우는 2010년 경기도 양평 닥터박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한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하는데, 전업 작가 못지않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인 학고재에서 열렸는데, 학고재(대표 우찬규)에서 먼저 나서 하정우를 초청하였다고 합니다.
하정우가 화가가 된 스토리
하정우가 화가가 된 데에는 아버지인 배우 김용건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아버지 김용건은 그림을 무척 좋아해 젊은 시절부터 그림을 많이 수집하였는데, 하정우가 대학생이던 1990년대 후반 하정우 어머니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온 가족이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빚을 갚기 위해 김용건이 내놓은 작품 중에 유명 화가의 친필이 담긴 그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로 해당 화가와 전속 화랑 측에서 김용건에게 강하게 항의를 하였고 이로 인해 극도로 곤혹스러워하던 아버지를 보고 하정우는 화가가 되어 다시는 아버지가 아픔을 갖지 않게 해 드리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2024. 10. 31. 조선일보 기사 참조).
하정우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20대 중반에 문구점에서 수채화 물감과 스케치북, 4B 연필, 화집을 사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정우는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그림을 보면서 따라 그리고작가들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기법을 익혀나갔다고 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나를 위로해줬고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 하정우 -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35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처음으로 그린 200호(193.9 x 259.1cm) 대작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인 '카펫 연작(2024)'은 지난 2022년 하정우가 모로코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찍던 중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당시 촬영을 위해 5개월간 모로코에 머무르면서 여러 카펫을 구입했는데, 여기서 영감을 얻어 캔버스에 카펫 문양 자체를 그리는 시리즈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카펫의 색은 온도고 감정이며,
그 표면을 나타내는 색은
단순시각적이 아닌 정으로,
감성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 하정우 -
이번 전시의 또다른 시리즈는 '탈'입니다. 여러 가지의 표정과 감정, 분위기 등을 느낄 수 있는 탈 그림입니다.
배우는 자칫하면
감독의 인형에 그칠 수 있죠.
때론 공허함과 허탈감이 있어요.
전 그런 느낌이 들 땐
어떻게든 표현을 해야 해요.
무작정 캔버스를 붙잡고
그리기 시작하는 거죠.
- 하정우 -
그림은
제 생존 본능의 일부인 것 같아요.
살아있다는 걸 끊임없이
확인하고 증명해야 하는데,
영화를 찍지 않을 땐
그림으로 하는 거죠.
그래서 쉬지 않고
그릴 수 있나 봐요.
- 하정우 -
일반 대중에게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알려져 있는 하정우의 화가로서의 매력과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인간 하정우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감상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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